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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cious Memories/Travel Preview

겨울의 후쿠시마 Preview 2


드디어 두번째 날의 해가 떠올랐습니다.... 라고 하고 싶었는데 창문을 열어보니 눈부신 태양 대신 새하얀 눈꽃들이 온 세상을 덮쳐버렸습니다. 윌리님의 말에 따라 적어도 3번 온천물에 몸담그기를 하기 위해 어젯밤 시원하고 짜릿한 맥주도 포기하고 6시에 시계를 맞춰두고 잠자리에 들었으니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눈앞에서 캔맥주들이 비처럼 쏟아져내릴 것만 같습니다. 참 다행인 것이 아침잠이 많기로 세계 랭킹을 달리는 저도 여행만 오면 이른 아침 눈이 번쩍 떠지니 이거야 말로 여행체질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숙소 창 밖으로 보이는 계곡입니다. 밤새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런 제 모습 좀 봐달라고 떼를 쓴 모양입니다. 이제야 봤으니 우리가 야속하게도 느껴지겠네요. 아침 일찍 일어나 온천에 들어간 것은 참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욕탕의 위치가 바뀌어 노천탕에서 어제와 같은 호사는 누리지 못했지만 어제 누리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라 생각하고 뜨거운 물에 몸을 담급니다.


뜨거운 물에 몸을 풀고 나니 정말이지 몸의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습니다. 어젠 약간 찌뿌둥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정말 3번이라야 그 효과를 보는가 봅니다. 피로를 풀고, 이제는 배를 채워야겠죠? 식당으로 향합니다. 어제와는 달리 골라먹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네요. 거기다 간단한 퍼포먼스까지... 음식은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닌 것 같네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혀로 맛보는... 이 삼합이 잘 조화가 되어야 진정한 맛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짐 정리를 하고 이제는 다시 올 수 없을 것만 같은 다다미 방을 나섭니다.
이 곳에 다시 온다하더라도 515호에서 머무를 수 있는 행운은 다시 오지 않겠지요.


이 길을 지나가면 언제 다시 올수 있을까요?


아쉬운 마음으로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을 향해 갑니다. 꼭 동네한바퀴를 돌고 싶었는데 못하고 그냥 돌아가는 것이 아쉬워 근처라도 살펴보잔 맘으로 밖으로 나오니 아주 멋진 광경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 몇 발자국만 나왔을 뿐인데 의외의 모습을 보게되니 동네 한바퀴를 다 돌아본 것 같은 마음입니다. 그러고보니 저긴 여성중앙에서 신은경이 사진 찍은 곳이로군요. 버스시간이 다가와 신은경 따라하기는 다음 기회로 넘깁니다.


오늘 우리 일정의 반을 책임질 주유버스 하이카라상(ハイカラさん)입니다. 꼭 장난감 버스 같은데 그래도 버스로서 역할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차장 아저씨도, 버스의 좌석도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 같습니다.


히가시야마 온천가가 멀어질수록 뭔가 하나를 두고 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두고 온 것이 없는데... 마음을 두고 와서 그런가요? ^^



이제 아이즈와카마츠(津若松)로 향합니다.아이즈와카마츠에서의 최종 목표는 츠루가성(城)이지만 떡 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주변의 볼거리들도 샅샅이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아이즈와카마츠는 작은 소도시인 듯 한데 곳곳에 볼거리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건물의 모양도, 상점의 개념품들도 자꾸만 눈길을 잡아 츠루가성에 도착해야 할 시간이 자꾸만 늦어집니다.



아이즈와카마츠에서는 츠루가성도 멋지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노구치히데요(野口 英世)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솔솔한 재미가 있습니다. 일본 지폐 천엔에 나온 사람이니 아이즈와카마츠 뿐 아니라 일본 전체에서 그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우연히 지나가던 길에 누구치히데요 박사가 운영했던 병원도 보고, 그가 청춘시절을 보냈다던 청춘의 거리도 거닐어 봅니다.

한참을 걸었더니 조금씩 허기가 지기 시작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를 채우지 않으면 비워진 배만큼 볼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드는 것 같아 '잘 보기 위해선 먹어야 한다'고 핑계 아닌 핑계를 댑니다. 그러자 바로 눈 앞에 붕어빵이 보이네요.


우리나라 붕어빵이 아빠 붕어빵이라면 일본의 붕어빵은 애기 붕어빵입니다. 그리고 잉어빵도 보입니다. 딸기맛, 슈크림맛, 초코맛... 원하는 대로 맛볼 수 있습니다. 맛도 좋지만 볼거리도 많아 입가에서 웃음이 지워지지 않네요.


외국에서 찾은 손님이 신기해서 일까요? 국제화시대 글로벌 광고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이미 주문하여 먹고있는데도 자꾸만 샘플을 가져다 줍니다. '앗싸~'하는 마음으로, 표정은 감사히... 맛있는 붕어빵으로 배를 채워봅니다.

이젠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그랬다간 오늘 가기로 한 가타카타와 이나와시로 호수를 갈 수가 없으니까요. 조금 더 서둘러가야함에 빠르게 발길을 옮깁니다.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인 탓에 하얀 츠루가성이 보이지 않더니 그래도 그 모습을 숨기기엔 역부족이었나 봅니다. 츠루가성에 도달했고, 그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사진에서 거의 비슷하게 나오던 일본의 성인데 실제로 보니 또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츠루가성 바로 앞 개방된 휴게실엔 츠루가성을 향하는 사람들, 츠루가성을 뒤로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며 서로의 길을 찾아갑니다. 빨간 옷의 아주머니, 우산까지 색을 맞췄나봐요. 김건모의 빨간우산이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


하늘도 눈 내리지 않는 대구에서 찾아온 것을 아는지 쉬지 않고 굵은 눈발을 뿌려댑니다. 그래서인지 하얗게 덮인 이 모습이 싫지만은 않습니다.


일본에서 어딜 가든 만날 수 있는 신사도 있고...
(아마 이 곳은 츠루가성에서 살던 사람들을 위한 곳이었겠지요?)


이 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도 담겨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어떤 바램들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도 살짝 궁금해집니다.


바로 이곳이 츠루가성입니다. 과연 멋지고 위풍 당당한 모습을 가졌습니다. 사면에서 보는 모습이 조금씩 다 다른 것을 보니 더 멋있어 보입니다. 흰눈이 더욱 정취를 멋지게 돋우어 주네요. 한참을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또 다음을 기약합니다.


츠루가성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연못 위로 살짝 살얼음이 졌습니다. 그런데 그 위로 눈이 내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오리들이 배경이 되어 그 모습을 더욱 강조하고 있네요.

시간가는 줄 모르게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이제는 점심을 먹어야하는데... 점심은 가타카타에서 유명한 라면을 먹어야겠습니다. 배가 고프지만 기다렸다가 제대로 먹어야겠다 싶어 인내심을 쥐어짜며 다시 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향합니다.
(사진이 은근히 많아 두 번째날 하루는 2번으로 나누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