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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도호쿠(東北)

[후쿠시마] 기타카타역 vs 고리야마역



라멘으로 배를 그득채워 푸근한 마음으로 오늘의 종착점 고리야마로 향하려 한다. 아뿔사... 전혀 상상못했던 일이 생겨버렸다. 너무나 배가 고픈나머지 돌아가는 기차시간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지하철처럼 당연히 바로바로 있을줄만 알았는데 우리의 착각이었다. 어떻게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까. 어디를 가든 돌아가야 하는 차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당연지사인 것을, 그  진리를 잊고 있었다니, 정말 뭔가에 정신이 빼앗겨버렸나보다. 1시간 간격으로 있던 기차가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는 2시간 터울이니 이건 무슨 조화인지...
1분 1초도 쪼개어 써야할 이 시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여유가 생기니 이 시간을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늘 여행에서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그렇게 큰 소리 쳐놓고 이렇게 짧은 여유조차 즐기지 못하다니... 나도 입만 살았나보다.



일단 표를 끊어놓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겠다. 구간에 따라, 인원에 따라 끊을 수 있다.
기타카타에서 고리야마까지 1450엔


이제 역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내가 휴가를 즐기고 있으니 모든 사람이 휴가 중일거라 생각했다. 정말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다. 아니, 내가 자기중심적인 거겠지? ^^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역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들의 모습은 우리나라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주변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하면서도 약간은 과장된 듯한 제스처를 보이는 것이 영락없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요즘 일본 남자 청소년들 사이에는 바지를 저렇게 내려 입는 것이 유행이란다. 내가 보기엔 영~ 엉거추춤해보이는데 지들은 멋있단 생각이 드나보다. 정말 흘러내릴 것만 같은데 아슬아슬하게도 제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기술은 기술이다. 동생은 혹여나 저게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까지 퍼져 유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중얼된다. 아이들의 모습에 대해 자꾸만 주절주절하는 것이 정말 나도 나이가 드나보다.


하늘에서 내려온 코보시다. ^^

<담배자판기>

담배자판기는 카드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단다. 성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가서 카드를 구입(?)하면 그 카드로 담배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청소년은 이용할 수 없다고...



일본 3대 라멘의 고장, 기타카타를 이렇게 떠난다. 다시 만나자는 인사는 할 수 없지만 언제나 잊지 않고 기억하겠노라고 인사한다.


1시간 30분 정도 걸려 고리야마에 도착했다. 실컷 자고 일어나보니 벌써 도착이다. 기타카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시골마을에서만 살아오다 난생처음 번화한 도시에 온 사람처럼 이리저리 둘러보고 신기해한다. 이런 내 모습이 나도 조금 어색하다.



이 코인락커가 자꾸만 눈에 들어온다. 하루종일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다닌다고 고생한 내 어깨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산티아고를 꿈꾸던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 생각과 마음만으로 저질러버리기엔 너무나 무모한 일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았다. 10kg도 안되는 가방을 들고 어째야할지 몰라 낑낑거렸는데 20kg이 넘는 가방을 한달 넘게 짊어지고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처음으로 산티아고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늘 오픈되어 있는 매표소가 익숙해서인지 조금은 특별해 보인다.


<기차역 1층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증기기관차>



이곳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이다. 이 밤이 지나면 떠나야한다는 생각에 약간의 허무함이 밀려오지만 그것으로 여행을 망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애써 저 마음 끝으로 내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