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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 이야기(Ocean)/한중일 크루즈(cruise)

[나가사키] 세계를 감동시킨 글로버의 사랑이야기


<글로버 주택의 입구>

글로버 주택(Glover's house)

1859년 나가사키시에 무역회사(글로버상회)를 설립한 토마스 글로버(Thomas Blake Glover)의 대저택으로 19세기 서양식 건물의 특징들이 남아있다. 그의 당시 나이는 21세였다고 한다. 글로버는 많은 부분에서 일본에 영향을 미쳤는데 그 중 하나가 이토 히로부미의 영국유학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뒤에서 지원하여 메이지 유신이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였다. 또한 조선, 차 등의 무역업을 통해 경제적 발전도 추구했지만 근대과학기술을 도와 현재의 발전된 일본 모습과도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글로버 주택에는 당시 그의 가족이 사용하던 가구와 집기들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나비부인의 이야기>

하얀석상은 푸치니이다. 그리고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은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나비부인의 역할로 유명해진 미우라 타마키(일본 최초의 오페라 가수란다)이다. 30년 동안 전세계를 돌며 나비부인의 역할을 하면서 일본을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일조했다. 하지만 내가 보는 이 두 동상들은 작곡자와 배우의 모습이 아니라 멀리 떠난 핀커튼을 꿈에서라도 보고자 염원하는 나비부인과 타국에 두고 온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워하는 장교 핀커튼으로 보인다. 서로에 대해 같은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도 서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으니 그들의 사랑은 평행선일 수 밖에 없겠지. 결국 한 사람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이것이 나가사키 3대 비극 중 하나이다.


<글로버 주택 앞의 정원>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튜울립이 지천이다. 나가사키 무역을 장악했었던 네덜란드 상인들이 들여왔나보다. 예전 누군가에게 투기의 시초가 된 것이 튜울립이었단 이야기를 들었다. 튜울립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부의 척도였던 시기가 있었다. 피었을 땐 이쁘지만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는 꽃 한송이가 집 3채에 해당하는 가격까지 올라갔다니 그 놀라움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야말로 거품경제인 것이다. 허상 중의 허상, 일순간의 신기루에 많은 사람들이 놀아난 것이다. 어릴 적 꽃을 그리라고 하면 튜울립을 그렸었다. 지금의 내 기억엔 그 어린시절 튜울립을 실제로 본 기억이 없는데 왠일인지 그것만을 계속해서 그렸다. 조그만 아이의 눈에 그 꽃이 참 아름다워 보였나보다. 튜울립에 담긴 기가 막힌 이야기를 몰랐던 그 때에.

<글로버 주택의 거실>

꼭 사람이 살고 있는 것처럼 꾸며놓았다. 글로버 부부에게 초대받아 온 것처럼 이 방, 저 방을 둘러본다. 글로버 주택에는 많은 살림살이들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여기에 있는 작은 그릇들도 모두가 글로버 부부가 이곳에서 사용하던 것이라고 한다. 일본임에도 이곳에서 일본의 향기보다는 글로버가 가지고 온 유럽의 향기가 더욱 짙은 것 같다. 오른쪽 언저리에는 글로버와 그의 부인 쓰루의 사진이 걸려 있다. 150년이 넘게 지난 지금과 과거의 생활영역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글로버 부부,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방송화면>

이 저택의 주인공 부부이다. 글로버는 호탕하면서도 따뜻한 성품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그의 수염이 눈에 쏙~ 들어오는데 이유가 있다. 일본에서 유명한 기린맥주 상표의 말이 수염을 달고 있는데 그게 바로 글로버의 수염이라고 한다. 글로버가 일본의 맥주를 육성시키는데에도 한 몫 해 그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글로버는 쓰루 부인을 만나 첫 눈에 반했다고 하는데 글쎄... 우리가 생각하는, 아니 내가 가진 미의 기준과는 조금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근데 이 글을 쓰면서 쓰루 부인을 자꾸 쳐다보니 보면 볼 수록 아름답다고 세뇌되는 것 같다. 내 눈에 쓰루부인은 첫 눈에 반할 수 있는 스타일보다는 '볼매'에 가깝게 보이는데 말이다. ^^ 쓰루 부인은 나비부인의 모델이 되기도 했는데 그녀는 늘 나비문양이 새겨져 있는 기모노를 즐겨입었다고 한다. 그 모습이 외국인들에게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그래서 제목이 나비부인이 되었나 보다. 글로버가 73세가 될때까지 이곳에서 부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는데 안타깝게도 그들의 가문은 오래 가지 못했다. 아들인 구라바 도미사부로(Thomas Alvert Glover)는 2차 대전때 스파이로 몰리게 되어 자살했다. 그 이후 이 모든 것들은 국가로 환수되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이것들을 볼 수 있지만 왠지 좀 씁쓸함이 든다.

<기린맥주 상표>




글로버 주택에는 이색적인 물건들도 종종 눈에 띤다. 첫번째 사진 중앙에 잘려서 나온 물통 같은 것은 아이스크림 기계라 한다. 저 통에 재료를 넣어서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단다. 그리고 두번째 사진에 보이는 거울은 얼굴을 볼 수 없는 거울이란다. 너무나 높은 곳에 거울이 달려있어서인데 거울의 용도가 외모를 살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방안을 환히 밝히기 위해 사용되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마지막 사진에 있는 징은 원래 항구에서 배가 출항할 때 사용했던 것이다. 이곳으로 옮겨지고 난 다음부터는 식사시간을 알리는 것으로 사용했다.

<글로버 주택의 실내정원>

실내에도 작은 정원이 마련되어 있다. 평소 내가 갖고 싶었던 실내정원이다. 천정이 열려있고, 식물들이 언제든 햇살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내 바램이었다. 지금까지도...

<글로버의 동상>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서서 보니 레전드가 보인다. 비록 머리와 꼬리만 나왔지만...

 
<글로버가 던지는 사랑의 메시지>

구라바엔을 주의깊게 돌아보다 보면 하트 모양의 바닥돌을 볼 수 있다.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인지, 글로버가 자신의 사랑을 확신하기 위해 새겨넣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3개가 있다고 한다. 이 바닥돌을 밟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 좋은 일이 생긴다,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 등 여러가지 설이 있다. 처음에 들어갈 땐 열심히 찾아야지 했지만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마지막 출구 근처에 있는 하나 밖에 보지 못했다. 내게 사랑은 너무 먼 이야기인가? ^^; 어떤 사람은 정말 열심히 봤는데 2개 밖에 못찾았다고 한다. 마지막 하나는 어디있을까? 2개를 찾은 사람의 마음에 하나의 하트가 싹트고 있을 거란다. 거기에서 느꼈다. 이건 사기다!

<나가사키 전통예능관>

나가사키의 전통 춤과 축제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축제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어찌보면 중국의 용놀음(?)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가사키의 유명한 축제 '나가사키쿤치'에서 사용되는 용과 함께 다른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거리상으로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더 가깝지만 어떤 측면에선 일본이 오히려 더 중국의 문화와 유사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게 하기도 한다. 단지 화려함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