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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 이야기(Ocean)/한중일 크루즈(cruise)

[가고시마] 화산섬에서 온천수에 발담그기


<사쿠라지마>


사쿠라지마

불의 섬이라고도 불리는 사쿠라지마는 현재도 용암이 들끓고 있는 활화산이다. 가고시마 시내에서 페리를 타고 15분 정도 달리면 도달할 수 있다. 동서 약 12km, 남북 약 10km 정도 되는 면적으로 트레킹이나 자전거 일주(입구에서 자전거 대여 가능) 등으로 사쿠라지마를 둘러볼 수 있다. 가고시마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가 하루 5회 정도 운항된다. 프로그램에 따라 짧게는 3시간 30분, 길게는 6시간 10분이 걸리고 요금은 성인 4,000엔, 아동 2,000엔(최고) 정도이다. 현재의 사쿠라지마는 왼쪽으로 조금 더 길게 뻗어보이는데 원래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단다. 계속해서 용암이 흘러내려서 지도에는 없던 땅이 생기게 된 것이고, 지금도 계속해서 사쿠라지마는 넓어지고 있다.



하늘은 아직까지 꾸물꾸물하고, 좀처럼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계속해서 하늘만 쳐다본다. 멀리서 희미하게 보이던 사쿠라지마가 선명하게 눈 앞으로 다가오니 그냥 덩그러니 있는 바위섬 같진 않다. 색이 붉어지고 있는 벚꽃을 보며 1주일 전에만 와도 참 멋있었겠구나하는 생각으로 배에서 살짝 내려선다.

<사쿠라지마 항구>

화산활동이 지금도 꾸준히 일어나는 활화산이라고 해서 그냥 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람이 살고 있다. 하긴 이렇게 큰 섬에 사람이 살지 않는다면 그것도 이상하지만 말이다. 용암이 퐁퐁~ 끓어오르는 산꼭대기와는 달리 해변가는 너무나 한적하고 고요하다. 마치 북유럽의 어느 강변을 거닐고 있는 느낌이랄까. 의연함이라 해야하나, 아님 무감각이라 해야하나 모르겠다.

<화산재로 생성된 돌>

사쿠라지마의 첫 관문인 비지터 센터로 가는데 화산의 흔적이 조금씩 드러난다. 화산이 터진 곳은 저기 위쪽인데 여기까지 화산재가 날아왔단다. 그 용암 덩어리들이 여기까지 흘러와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그냥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돌덩이와는 다르게 생겼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으면 참 멋지게 생긴 돌인데 사쿠라지마를 삶의 터전으로 잡고 있는 사람들에겐 날벼락일 것이고, 불청객일 것이라 생각하니 '에휴~' 그저 한숨만... 인간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해도 자연을 넘어설 수는 없는 일이다.

<비지터 센터>

사쿠라지마 비지터센터는 사쿠라지마 화산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화산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부터 시작해서 사쿠라지마 화산 폭발의 역사까지 영상을 통해 설명한다. 물론 일본어로 설명하고 있어 다 알아듣진 못하지만 영상물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덕분에 나의 직관(?)력을 이용하여 어느정도는 이해했다 생각하면서 뿌듯해하고 있다. ^^; 사쿠라지마를 둘러보기 전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비지터 센터이다.

<사쿠라지마 화산 지도 및 모형>

<로비에서 판매하고 있는 기념품>


<비지터 센터 뒤편 - 족욕탕을 향해가는 길>


영상물을 보며 화산의 위력을 확인하고 나오니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노천 족탕이 있다. 그냥 잠깐 내렸다가는 기항지여서 온천의 나라 일본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이 아쉬웠는데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곳을 만나게 되었다. 마음으로는 참 반가운 곳인데 선뜻 발을 담그진 못한다. 아직까지 마음이 덜 열렸나? 유난히도 족욕을 좋아하는 터라 무척이나 반가운 곳이지만 그 뒷처리를 할 생각을 하니 차마 발을 걷어올리지 못하고 망설이고만 있다.


그저 이렇게 둘러보는 것도 꽤나 괜찮은 느낌이라고 마음을 다독여 본다. 그래도 허한 이 느낌은... 저 멀리로 가봐야지.


비가 온 뒤라 아직 추적추적한 느낌이 남아있다. 뒷처리도 처리지만 어쩌면 물기가 가득한 것에 주눅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전망대의 역할도 하고, 족욕도 하고 1석 2조의 장소. 멋진 곳이다.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멀어지면 그 마음이 조금 줄어들까 싶어 저 멀리로 가봤는데 온천물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은 앞 뒤 재지 말고 저지르자는 막무가내 정신이 나왔다. 웃긴다. 꼴랑 발하나 담그는 것 가지고 몇 번을 생각하고 어줍잖게 이것저것 갖다대는 모양이라니. 꼴랑 이거 하나 가지고 말이다. 쓸데없는데 에너지 소비하는 이런 멍청함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



어찌됐건 좋구려. 온천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발끝에서 뭔가가 쭉~ 퍼져나가는 느낌. 그러면서 몸에서 좋지 않은 것들은 쑥~ 빠져나가는 느낌. 그래, 이걸 안하고 돌아갔음 두고두고 후회할 뻔 했다. 알지 못하니 후회도 못했겠지만 아쉬움은 엄청 컸을 듯 하다. 2배 넘게 빨리지는 혈액순환을 느끼며 잠깐 앉아있었는데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효과 100배!!!


온천에 담겨있는 발도 즐겁지만 바닷가를 눈 앞에 두고 바라보고 있는 눈도 덩달아 즐겁다. 아~~~ 좋다! 캬~
흑! 갑자기 뜨거운 물에 몸 담그고 '아~ 시원하다'하시는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나도 점점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웅~~~
내가 타고 온 배가 떠나간다.


잠깐이지만 참 좋았다. 생각보다 발도 빨리 말랐고. 맘같아선 족욕이 아니라 온천탕에 온 몸을 담그고 떠나가는 배를 바라보고 싶지만 이번엔 꾹~ 참아야 한다. 이제 좀 더 화산에 가까운 곳을 향해 달려간다. 가슴이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