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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 이야기(Ocean)/한중일 크루즈(cruise)

[가고시마] 쇼핑거리 덴몬칸에서 소바먹기


<덴몬칸 天文館>

시로야마 전망대에서 내려와 크루즈로 돌아가기 전 약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한 2시간 30분 정도? 여기서부터 헤매기가 시작된다. 무엇을 찾아 헤맸냐고? 어이없게도 PC방을 찾아 삼만리가 되었다. 급하게 서류를 보내줘야 한다는 학교의 연락이 계속해서 오는거다. 오기 전 다 마무리해서 보내고 확인, 또 확인을 했는데 이제와서 변경된게 있다고 다시 확인해달란다. 에고고... 크루즈에서 금값같은 인터넷 때문에 하진 못하고(아니, 금값이라도 가능하다면 했을테지만 속도도 거의 지렁이가 기어가는 수준이었다) 여기서 PC방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도쿄에 있는 동생에게 전화해서 일본 소도시에서 PC방이 흔하게 찾을 수 있는지 물어보니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단다. 가이드 분에게 물어도 찾기 힘들거라고 그냥 포기하는게 어떻겠냐고 한다. 그럴 수 있었다면 그리 묻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금쪽 같은 여행 중에 말이다. 호텔에 들어가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지 물으니 가능하다고 하는데 한글지원이 안된단다. 그래서 포기하고 나왔다. 이건 너무 바보같은 짓이었다. ※ 외국에서 컴퓨터를 쓰려면 윈도우에 들어가 설정만 하면 된다는 사실을 그땐 몰랐던 것이다. 이것만 알아도 그리 고생하진 않았을 텐데...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이라는 말에 백만번 공감한다.
여튼 어째어째해서 그래도 PC방을 찾았다. 여기서도 바보같이 한글지원이 되냐고 묻고 실랑이(?)를 하다가 일단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러고는 급하게 동생에게 메신저에 접속하라고 하고, 몇 단계를 거쳐 한글로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1시간여 동안 해야할 일들을 마무리했다. 온 김에 꼭 해야하진 않지만 빨리 하면 좋을 몇 가지 일들도 처리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너무 편안해 진다. "간절히 원하면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도 실감하면서 PC방을 나온다.

PC방 1시간 사용료: 700엔(초기 30분은 300엔)

회원가입하면 더 싸다고 해서 회원가입까지 했는데 별로 혜택을 받은 것 같진 않다. 나는 일본어가 안되고, 그 쪽은 영어가 안되고(뭐 나도 영어가 딱히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서로 할말만 하다가 나왔다. 벽보고 말하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PC방 회원카드>

우리나라에서도 PC방은 안가는데 우습게도 일본 PC방의 회원이 됐다. 하긴 여기서야 갈일이 뭐가 있을까. 에고고~ 뭐 이것도 나름 새로운 경험이구나. ^^ 이제 밥먹으러 가야지. 오후 3시까지 밥도 못먹고 이게 뭔 짓이람.


<덴몬칸 소바차야 そば茶屋>


약속시간이 30분여 밖에 남지 않아 크루즈로 돌아가 밥을 먹을까, 아님 여기서 먹을까, 여기서 먹으면 시간이 괜찮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중 눈길을 끄는 집이 있다. 우동과 소바 전문점이다. 그래, 일본을 와서 소바 한 그릇 안먹고 돌아가면 너무 섭섭하다. 지난 겨울 후쿠시마에서 먹었던 소바가 기억이 난다. 나도 모르게 이미 소바전문점 안으로 들어와 있다.



<소바차야 내부모습>

내부로 들어오자 상당히 따스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따스하다기 보다는 친근함이랄까. 이건 대체 어디서 나오는 친근함이지? 아마도 배고픔에 음식 냄새가 나는 곳은 어디든 상관없었을 것 같다. 그리고 후쿠시마에서 여러 번 봤었던 생선꼬치 구이와 천정에 달려있는 주전자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메뉴판>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친절하게도 사진으로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주문할 수도 있다. 일단 우동을 먹을지, 소바를 먹을지, 아님 덮밥을 먹을지 고르고, 그 다음에 고명을 고르면 원하는대로 즐길 수 있다. 처음인데도 이곳 상당히 맘에 든다. 너무 친절해서 칼로리까지 적혀 있다. ㅠ.ㅠ

<free 밑반찬>

또 하나 맘에 드는게 있다면 맘대로,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밑반찬이다. 물론 1종류 이긴 하지만 일본에서 이렇게 먹을 수 있다는게 왠지 횡재한 기분이 든다. 단무지, 김치 한 접시 먹으려면 돈을 지불해야하는 일본에서 공짜로 먹을 수 있다니 말이다. 맛을 이야기하며 먹을 정도는 아니었지만(그냥 무우에다가 소금 간을 한 듯한...) 심심할 뻔했던 식사에 덤이 생겨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에고고~ 이러다 대머리될라.


뜨끈뜨끈한 소바 한그릇이 이렇게 맛날 줄은 몰랐다. 입천정이 다 댈것 같은데도 국물까지 후루룩~ 다 마셨다. 일본 음식도 만만찮지만 지금까지 너무 밍밍한 음식을 먹어서인지 이것도 너무 땡큐다. 처음 동생이 일본으로 간다고 할 때 '먹는 것이 힘들어 어찌살까'했는데 이렇게 적응이 되나보다. 시간도 부족하고 해서 10분만에 정신없이 먹고 나왔다. 맘은 좀 더 편히 있으며 여유를 부리고 싶은데 PC방에서의 시간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가고시마에 온다면, 특히 덴몬칸에서 식사할 생각이 있다면 이곳 소바집 적극 추천이다.


<덴몬칸 주변 모습>

일본의 쇼핑센터는 아케이드 형식으로 만들어진 곳이 많은 가보다. 덴몬칸도 그렇고, 나가사키 아뮤 플라자도 이런 형식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밥먹고 나오니 정말 시간에 쫓겨 뛰어다닌다고 덴몬칸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 가고시마에서는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자비에르 코엔이었다. 일본에 가톨릭을 전파하고 아시아 교회를 형성하는데 크게 한 몫을 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곳을 말이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이 가고시마였지만 이곳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나가사키로 가게 되었다고 들었는데 그곳에 가면 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살짝 있었는데 아쉽지만 이것도 다음 기회로 미룰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