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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 이야기(Ocean)/한중일 크루즈(cruise)

[후쿠오카] 학문의 신을 만나러 다자이후텐만구로 가는 길




<다자이후텐만구>

다자이후텐만구는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궁(神宮)이다. 일본은 28,000개의 종교에 300만명의 신을 모시고(?) 있다. 이런 숫자놀음이 우스울만큼 엄청나게 많은 신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쩌면 일본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많은 신사들일 것이다. 이곳 다자이후텐만구는 신궁이라고 불리는데 신궁은 신사보다 더 상위의 개념이라 생각하면 된다. 신들 가운데에서 더 높이 받들어지고 있는 신을 모시고 있는 곳으로 일본에서 신궁이라 불리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는 걸 보면 이곳이 꽤나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곳에서 신으로 모셔지고 있는 사람(?)은 헤이안 시대를 살았던 스가와라 미치자네(845~903)이다. 어릴적부터 신통하다는 말을 들으며 일본 귀족의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다. 하지만 뛰어난 사람 곁에는 항상 시기와 질투로 똘똘뭉친 사람이 있기 마련. 스가와라 미치자네 역시 그러한 무리들의 중상모략으로 천황과의 사이가 멀어지고 결국은 쫓겨나고야 말았다. 관직에서 물러나고 2년 뒤 다자이후에서 사망했다. 원래 교토에서 생활했었는지 시신을 교토로 옮겨가려 했지만 시신이 현재의 신궁자리에서 멈춰 움직이지 않아 현재 자리에 신궁을 건설했다한다. 그리고 학문의 신으로 널리 관심을 받고 있다.


<다이코바시>

다자이후텐만구 입구에 들어서면 수많은 매화나무와 붉은 다리, 연못이 나온다. 이곳에 매화꽃이 만발한 모습도 장관이라는데 이미 매화꽃은 땅속으로 꺼져버렸다. 이곳에 있는 매화나무는 28종류로 7,000그루가 넘는다고 한다. 다자이후텐만구 본전까지 가는 길에는 3개의 붉은 다리가 연결되어 있는데 과거, 현재, 미래를 의미한다고 한다. 속세의 죄를 씻고 심신을 맑게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나. 이곳을 찾은 사람이 너무 많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떠밀려 앞으로 나간다.

<신지이케 연못>

이 연못 '심(마음, 心)'자의 형태로 생겼다고 하는데 내가 서 있는 위치에서는 알 수가 없다. 연못의 크기를 보니 신궁의 크기도 작지 않을 것 같다.


3개의 다리와 도리이로 본전까지 연결되어 있다.


작은 신사도 있다. 물의 신을 모신 곳이라 했나? 다른 때 같으면 꽤 관심이 갔을텐데 너무나 거대한 신궁을 앞에다 두고 있으니 관심이 반감되는 것 같다. 그래서 짧은 눈길 한번 던지고 지나쳐 버린다.


<기린>

포스팅이 늦어지다 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곳 신궁에는 2종류의 동물이 있다. 소와 기린이 그 주인공인데 입구 가까이에 있는 건 기린이다. 이 기린이 기린맥주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고 한다.

▶ 기린맥주 상표


신성한 곳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한다. 그래서 본전으로 향하기 전 이곳에서 손을 씻어야 한다. 간혹 이걸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일단 보기엔 마시고 싶은 마음은 전혀 생기지 않는다. 새빨간 색의 기둥과 지붕이 너무나 잘 어우러져 있는 것 같다.



로마에선 로마의 법을 따르는 것이 기본적인 매너. 나도 이곳에서 손을 씻고 들어간다.


살짝 열린 문 사이로 혼덴이 보인다.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지금의 모습이 원래 만들어졌던 때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위엄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만 같다.

<로몬>

방금 들어선 문이다. 이 문을 들어서면 본전이 바로 보인다. 이곳도 본전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 문을 넘어서면 고신규를 만나게 된다.

<혼덴>

드디어 본전이다. 원래의 본전은 905년에 소실되어버려 1591년 재건했다고 한다. 모모야마 시대의 건축양식을 담고 있다는데 그런 세부적인 것들까지 살피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지붕은 최근(1990년) 새롭게 얹은 것이라 한다. 이 곳이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는 곳이구나. 본전 앞마당의 여러가지 문구들이 이곳이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본전 앞 매화나무>

저 매화나무가 아마도 다자이후텐만구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라고 한 것 같다. 그래서 보호막을 쳐놓고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나무 모양도 참 멋있게 잘 큰 것 같다. 스가와라 미치자네가 관직을 그만두고 내려올 때 그의 옷깃에 매화나무 홀씨가 들어가 있다가 옷을 벗으니 그 자리에 떨어져 매화나무가 솟아났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선 스가와라 미치자네 만큼 매화나무가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 우매가이 모치가 이곳 특산물이 된 배경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합격을 바라는 간절한 염원들>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는 곳이니 큰 시험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주로 이곳을 찾는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나무판에 적은 뒤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딱 우리나라의 갓바위다. 수능시험이 가까워지면 갓바위로 오르는 길은 발디딜 틈없이 가득차 버린다. 엄청나게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를 위해서 발금이 없어지도록 오르내리고, 손금이 없어지도록 빈다.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바라는 마음은 어디나 같은 것 같다. 나도 한조각 써붙이고 오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마음으로 몇 글자 써내려 간다.

일본에서 어렵게 공부하고 있는 막내가 좋은 결실을 이루기를...
나 역시도 빠른 시일내에 논문을 끝낼 수 있기를...
항상 한 발 더 나가기 위해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둘째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수능이라는 숨막히는 부담을 떠안고 있는 많은 고3들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자신의 실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기를...

나 너무 욕심이 많은가 보다. ^^

정말이지, 조금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면 좋겠다.


<고신규>

좋지 않은 기운을 쫓아준다는 능력있는 황소다. 황소의 귀를 만지면 똑똑해진단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루만졌는지 뿔과 코가 반질반질해졌다. 몸이 아픈 사람이 있다면 황소에게서 아픈 부위를 만지면 아픈 곳이 낫는다고 한다. 아닐거라고 생각하면서 이미 손은 그 뿔에 얹어져 있다. 믿어도 안될 판국에... 이래서 난 안된다. 호호~ ^^



  • 저도 어리버리해서 황소의 귀 만지러 언젠가 가봐야 할듯 하네요^^

    • ㅎㅎㅎ 꼭 다시한번 가셔야겠네요.
      처음 생각엔 세상은 넓으니 '한번 다녀오면 다른 곳을 가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스치고 지나온 곳도 자꾸만 다시 가야할 이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보면 볼 수록 더 그런 이유가 생기니 큰일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