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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주코쿠(中國)

혀를 자극하는 특별한 메밀소바 전문점-후나츠



일본에서 보내는 1박~! 2일~! 짧은 기간 만큼 먹거리 경험도 한정적일 수 밖에 없겠지만 아직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일본이기에 막상 떠오르는 것이 소바와 라멘 뿐이다. 라멘과 소바로 맛난 집들만 찾아다녀서인가? 어쨌든... 맨날 쫄쫄 굶고 다녔던 여행을 벗어던지고 이번 여행에서는 맛난 집들을 찾아다녀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찾은 마쓰에의 맛집, 메밀소바로 유명한 후나츠다.


시마네현청에 계시는 분들이 소개해 준 곳이니 신뢰도 100%
마쓰에에서 꽤나 유명한 식당이라는데 외형으로는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식당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원래 제대로 된 맛집은 작고 오래된 느낌을 풍겨줘야 한다는 거...


겉은 그렇지만 식당 문을 열었을 땐 진짜 맛집임을 직감했다. 이미 가득 찬 사람들로 인해 조금 기다려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밖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더 유쾌한 시간이 됐으니 기다림도 여행에선 좋은 경험이다. ^^


일본어는 까막눈인지라 말 그대로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을 글씨라.' .... 윽!
그저 맨 위에 있는 가장 기본 소바를 시켰다. 割子소바? '와리코 소바'라고 불리는데 아마도 빨간 찬합에 3단으로 나눠져 나오는 소바라 그런가 보다.



소박한 실내 분위기도 맘에 들고... 나만 그런게 아니고 모두들 엄청 기대하는 것 같다.


드디어 주문한 와리코 소바가 나왔다. 한상 풀세트다. 3단 소바에 간장, 그리고 메밀을 삶은 물, 그리고 후식으로 나온 떡과 그리고... 음~ 이름 모를 뭔가. 꼭 도시락 싸서 소풍나온 것 같은 찬합에 담겨진 소바의 모습은 지금까지 봐오던 소바와는 엄청 다른 모습이다.



일단 눈으로 보기에도 거칠게 생긴 이 소바는 보들보들하게 넘어가던 지금까지의 소바와는 다르다. 까츨까츨한 면의 촉감이 혀와 입안 전체를 휘젖고 다니는 느낌이 마치 메밀이 살아 헤엄쳐 다니는 것 같다. 다소 거친듯 보이는 이유는 메밀의 껍질까지 함께 갈아서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현미밥에서 거친 느낌이 나듯 이곳 소바에서도 그런 느낌이 난다. 영양소도 현미밥처럼 풍부하겠지? ^^ 또 다른 것은 짧게 잘린 면이다. 일부러 자른 것 같지는 않고 면을 만들면서 자연스레 그리 된 것 같다. 젖가락보다는 숟가락으로 먹는게 더 잘 어울리는 특별한 소바다.

아참! 소바를 먹을 땐 함께 나온 간장을 부어 마시면 되는데 1단 소바를 다 먹고나서는 그 국물을 2단 소바에 부어 마시고, 다시 3단 소바에 부어 마셔야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려내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되는진 모르겠으나 후나츠에서는 후나츠법을 따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나도 그리 먹었다.

1단을 먹으면서 '생각보다 양이 적네~'라고 생각했는데 2~3단을 먹으면서 '아~ 배부르다!'로 바뀌었다. 이 간사한 마음...


소바도 특별했지만 더 눈길을 끄는건 후식으로 나온 것들이다. 메밀가루를 뭉쳐 구운(?) 튀긴(?)것 같은 묘한 후식이다. 꼭 순두부를 튀긴 것 같기도 하고 부드러운 빵을 튀긴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묘한 느낌이다. 또 메밀로 만든 떡까지. 평소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팥이 들어간 음식을 잘 먹지 않는데 이 떡은 말 그대로 입에서 살~살~ 녹는 떡이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침이 흐른다는... 숭늉같은 영양만점의 메밀국물도 빼놓을 수 없는 풀세트의 음식이었다.


일본식당엔 이런 테이블이 있는 곳이 많던데 일반 가정에도 그런가? 이거 너무 맘에 든다. 꼭 옛날 군밤을 구워먹으며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기도 한 느낌...


식당입구 한켠에는 메밀소바면을 만드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미 오늘 판매할 면을 다 만들어두어서인지 텅 비어 있었지만 기계로 뽑는 면이 아니라 더 반가운 것 같다. 저기 길이가 각기 다른 홍두깨로 면을 밀어 만드나? 다듬이질 할때만 홍두깨라 하나? ^^;

맛있게 소바를 3그릇이나 뚝딱하고 해치웠더니 배도 든든하고 마음도 든든하다. 이미 점심시간은 훌쩍 지났는데 나오니 아직도 이렇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즐비하다. 역시 마쓰에, 아니 일본에서 유명한 소바 맛집이 맞는가 보다. 인증!!!!

돌아오고 난 뒤 안 사실!
이곳 소바는 이즈모 소바라고 해서 일본에서도 아주 유명한 소바라고 한다. 일본 3대 라멘이 있듯 일본 3대 소바(나가노현의 도가쿠시 소바, 이와테현 왕코 소바)가 있다는데 바로 그 중 하나로 이 이즈모 소바가 꼽힌다고도 한다. 그런줄 알았으면 종류별로 다 시켜보는건데 그랬다. 맛나게 배채우고 마쓰에 성으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