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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영국(United kingdom)

천가지의 색을 지닌 노팅힐의 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Market)

 

 

 

런던에서의 마지막 날, 짤막한 시간을 어떻게, 어디서 보낼까 하다가 가장 영국다운 색을 지녔다는 포토벨로 마켓으로 향했다. 노팅힐이라는 이름 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지만 포토벨로를 아는 순간 노팅힐은 잊혀질지도 모른다. 어찌됐건 큰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노팅힐의 조용한 주택가와 가지각색의 빈티지 물건들이 가득한 포토벨로 마켓이 갈라진다는 것은 가지각색의 런던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라는 사실을 그대로 입증하는 것이다.

 

 

 

 

 

길을 찾는데에는 동물적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지도도 안보고, 표지판도 안보고 그냥 걸었다. 조용하기 그지없는 이 주택가에서 문득 짐가방까지 들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발길을 돌리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지만 그래도 영국 고급 주택가를 둘러봤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냥 뭐... 일종의 합리화지.

 

 

 

 

한참을 헤매다 찾은 안내판(?)... 세상에~ 이런 안내판을 보고 어찌 찾으란 말인가요? ㅜ.ㅜ

 

 

 

런던은 시장이 활성화된 곳이다. 유럽의 많은 곳들이 그렇지만 우리와 같은 대형 마켓보다는 골목골목 들어앉은 시장이 여행객들의 구미를 당긴다. 그렇기 때문에 런던을 찾게 된다면 꼭 골목시장 방문을 하나의 테마로 잡고 떠나보는 것도 좋다. 숙소와 가까운 곳 어딘가 마켓이 있다면 꼭 들러보길 권한다.

 

 

 

 

 

우여곡절 끝에 포토벨로 마켓의 시작점을 찾았다. 포토벨로는 '토요일'이 피크다. 그래서인지 내가 찾은 일요일은 문을 닫은 상점도 많고 한산한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특이한 분위기는 숨겨지지 않는다.

 

 

 

 

자동차 매장도 아닌데 떡 하니 세워져 있는 소형 자동차도 그렇고, 실험도구로 가득한 정체성을 알 수 없는 가게도 흥미를 끈다. 뭐니뭐니해도 귀엽고 이쁜 것들에는 국적 불문하고 모든 사람의 발길이 멈춰 버린다.

 

 

 

 

아~ 이런 모습이 아닐텐데... 엔틱분위기가 가득하고 동네 벼룩시장 같은 분위기도 많다고 했는데 이렇게 정리된 매장은 아니잖아 싶었는데 코너를 도는 순간 약간 다른 향기가 풍겨온다.

 

 

 

 

깜빡하면 그냥 스쳐지나갈 뻔 했던 조지 오웰의 집(George Orwell)이다. 아마도 이 길을 지나가는 사람 10명 중 9명은 그냥 지나치는 것 같다. 오래된 시간의 흔적이 역력한 작은 건물 2층 조지 오웰의 이름이 적힌 작은 간판이 붙어있다. 단지 이것 뿐이다. 20세기 영국을 흔들었던 대작가의 삶의 흔적이 그저 작은 원형 간판으로 남았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지만 어쩌면 그저 스쳐지나간 곳을 화려하게 장식해서 박물관으로 만들어둔 것보다는 훨씬 인간적이라 생각된다. 그의 책에서 드러나는 인간 냄새는 바로 이곳에서 경험한 것이리라.

 

 

 

 

이런 재미난 풍경도 지나치고 드디어 시장의 향기가 폴폴~ 나는 포토벨로 마켓에 당도했다.

 

 

 

 

 

 

장장 2Km에 달하는 포토벨로 마켓은 일주일 내내 열리는 오픈 시장이지만 토요일엔 자동차의 출입까지 통제하면서 각종 물건들로 가득찬다고 한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물건을 만나게 될지 이곳에 있는 사람들도 알 수 없기에 눈을 크게 뜨고 다니는 수 밖에 없다. 오래된 잡지부터 LP판, 시계, 카메라 등등... 잘만 고르면 싼 값에 귀한 물건을 만날 수 있다. 그게 바로 시장의 매력이 아닌가.

 

 

 

 

 

눈에 들어오는 물건이 어찌나 많은지 곳곳마다 멈추면 하루종일 보내도 이 길을 못 지날 듯 하다. 그래도 젤 관심이 갔던 곳은 오래된 LP판이 가득한 음반가게. 옛날 여유돈이 생기면 사 모았던 추억이 기억나 이곳에서 한참을 살펴봤다. 그리고는 비틀즈의 오리지널 LP 하나 손에 들고 왔다는...

 

 

 

 

 

 

파스텔 톤의 은은한 거리도 이쁘지만 이렇게 강렬한 색을 가진 집들도 좋다. 하지만 그 보다는 아기자기한 장식품들이 걸려있는 이곳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포토벨로의 이미지다. 주일이라 아니면 오전 일찍이라 포토벨로의 색을 모두 만나보진 못했지만 내가 보지 못한 모습들을 상상으로 그려보는 것도 꽤 괜찮은 것 같다. 이렇게 런던을 마무리한다.

 

 

 

 

 

 

엔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손목 시계 2개와 1969년 발매된 비틀즈의 오리지널 음반을 보니 뿌듯함에 빠진 우리! LP는 음악을 좋아하는 누군가에게로~ 시계는 시간을 귀하게 여기라는 의미로 내게 주는 선물! 하나는 동생에게 주는 선물! 추억의 모티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