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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빛으로 물든 신들의 정원, 하코네 신사 마치 마을 전체가 신의 세계라는 것을 알리는듯한 붉은 도리이는 모토 하코네(元箱根)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조형물이다. 아시노코 호수의 해적선을 타고 오는 내내 나의 시선은 이 도리이에 꽂혀 있었다. 사전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였기에 궁금증이 폭발하려는 찰나 길의 끝에서 신사로 들어서는 입구를 만났다. 신사로 이어지는 고즈넉한 길은 고요히 명상하며 걷기에 최고의 장소다. 하코네에서 나름 유명한 신사라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게 함정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길게 이어져 있어 구간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니 실망하긴 이르다. 하코네 신사(箱根神社)는 나라시대에 신탁으로 지어졌으니 지금까지의 역사를 헤아려보면 1200년이 넘는다. 그 때부터 소원성취와 운수대통에 효험을 가지고 있어 간절한 염원을 가진 사람들이 즐.. 더보기
떨어지는 꽃잎마저도 찬란히 빛나는 광양 매화마을 견주기를 몇 년... 드디어 광양을 찾았다. 사실 광양이 아닌 섬진강을 만나고 싶었다. 섬진강은 내게 한번도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처럼 여겨졌다. 스치듯 지나간 소설 한 페이지가 이리도 짙게 남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생각보다 깊이 박혀있었다. 오래된 기억이라 분명하진 않았지만 를 읽으며 백의종군했던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섬진강 모래알만은 알고 있을 것만 같았다. 특별한 이유가 없이 지금도 를 떠올리면 섬진강이 내 마음에 사무친다. 내가 찾은 그날의 섬진강은 가득한 사람들로 인해 아련한 역사를 거슬러 갈 수는 없었지만 또 하나의 역사가 될 오늘을 즐길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조금 이르게 찾아온 꽃의 축제도 거의 막바지였다. 꽃놀이철에 가장 반갑지 않은 비가 몇 일전에도 왔다갔으니 이미 볼 것 다.. 더보기
남쪽에서 만나는 봄꽃 소식(광양 매화마을) 가만히 앉아 봄이 오기를 기다릴 수 없어 남쪽으로 달려갔습니다. 허나... 성격이 급한 매화는 떠나가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어느 봄날(안도현) 이른 봄날, 앞마당에 쌓인 눈이 싸묵싸묵 녹을 때 가리 나는 꼭 그러쥐었던 손을 풀고 마루 끝으로 내려선 다음, 질척질척한 마당을 건너서 가리. 내 발자국 소리 맨 먼저 알아 차리고 서둘러 있는 힘을 다해 가지 끝부터 흔들어보는 한그루 매화나무 한테로 가리. 미처 기다리지 못해 꽃대만 남기고 땅으로 향한 매화들... 매화의 뒤를 이어 흐드러지게 망울을 터뜨린 벚꽃들... 기꺼이 서로를 위해 자리를 내어주는 꽃들이 어쩌면 우리네보다 낫다는 생각도 드네요. 1-2주 후면 다시 1년 뒤를 기약해야하지만 짧은 만남이기에 더욱 짙은 향기를 남기고 떠나가는 꽃들에게 "고맙다.. 더보기
죽은 도시에 새생명을 불어넣은 나오시마 집프로젝트 나오시마의 이름난 볼거리들을 마다하고 집프로젝트(家 プロジェクト)를 찾은 것은 건축가 동생과 동행했다는 이유도 크지만 "지역사회 살리기"의 대표 사례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곳을 지척에 두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채웠기 때문이다. 집프로젝트는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베네세사와 일본의 유명 건축가, 예술가들이 합심하여 만든 재생예술구역이다. 총 7개의 가옥으로 구성된 집프로젝트는 예전에 사용하던 오래된 주택에 현대적 미를 가미하여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예술품이 되었다. 한정된 시간에 나오시마를 여행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쵸영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의 대중교통을 생각하면 나오시마 교통비는 상당히 착한 편이다(부담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하다)... 더보기
나오시마(直島)에서 즐기는 소소한 여행법 아직은 잠들어 있는 다카마쓰. 다카마쓰에서의 마지막 날, 내 여행시계는 어김없이 바쁘게 움직였지만 이런 내맘을 알 턱이 없는 바다는 고요하기 그지없다. 솟아오르는 조급함을 억누르며 아침을 여는 고동소리를 기다려 나오시마로 향한다. 다카마쓰 여행에서 1번으로 꼽아도 아쉽지 않을 나오시마를 고작 반나절 밖에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지만 섬 전체가 쉼에 빠져버리는 월요일에 이곳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집으로 향하기 전 잠깐의 스침을 위해 왕복 두 시간을 바다 위에 뿌리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물론 다음에 만날 나오시마는 최소한 1박 2일이라며 되뇌이면서... 다카마쓰 일대 바다는 우리네 남해처럼 다도해다. 항구에서 한 눈에 보이는 섬들부터 보이지 않는 섬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섬들이 환상적인 .. 더보기
자연을 닮으려는 손길이 만든 특별 명승지, 리쓰린 공원(栗林公園) 리쓰린 공원(栗林公園)은 자타공인 시코쿠 여행에서 빠져서는 안될 여행지로 꼽힌다. 일본에서 지정한 국가 특별 명승지일 뿐만 아니라 미슐랭(Michelin) 가이드 그린버전(Green Guides)에서 최고 등급인 ★★★("일부러 여행할 가치가 있다")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여행자의 선호에 따라 천차만별의 평가를 받는게 여행지의 운명이겠지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여행지도 있기 마련, 미슐랭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일부러 여행할 가치"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시코쿠에 왔다면 꼭 한번은 둘러볼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입구에서 휠체어나 유모차를 대여할 수 있다. 국가 명승지라는 특별한 이름은 보기에 아름답다고만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리쓰린 공원의 역사와 더불어 일본식 정원의 특징, 식물과 돌이 현재의.. 더보기
바다 위 춤추는 야경, 다카마쓰와의 첫인사 시험지 채점, 학기말 성적처리, 성탄행사, 묵은 한 해의 정리 등등... 12월은 언제나 바쁜 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었던 기회! 여행 후 쓰나미처럼 다가올 일들이 빤히 보임에도 다카마쓰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 나를 불렀고, 사누키 우동면발이 손짓하는 듯 했다. 그렇게 다카마쓰가 내게 말을 걸었다. 아침 일찍부터 몇 가지 일을 해치우느라 끼니를 때울 겨를 조차 없었다. 겨우 먼저 공항으로 향한 동생이 사둔 샌드위치로 배를 채웠는데 아뿔싸... 아시아나 기내식도 차가운 샌드위치였다. 짧은 구간에 기내식까지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심 따뜻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요깃거리를 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약간은 실망이다. 1시간 30분의 비행을 끝내고 가가와현 다카마쓰 .. 더보기
걷는 재미가 쏠쏠한 도쿄 전통거리, 아사쿠사 일주 도쿄에서 단 한 곳을 찾아가야 한다면 두 말할 것 없이 '아사쿠사(浅草)'를 찾아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화려한 현대 도시 도쿄에서 에도시대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기에 제아무리 과감한 여행자라 해도 놓쳐버리기엔 아까운 곳이다. 아사쿠사를 찾은 사람들의 궁극의 목적지는 '센소지(せんそうじ)'로 향하지만 발길 닿는 곳마다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얄미운(?) 볼거리들이 산재해 있다. 센소지의 입구인 나카미세도리(仲見世通り)에 이르기 전, 작은 골목길에서 만난 공예품 재료상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비즈, 가죽, 악세사리 재료들로 가득하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그 길을 넘어서면 이제는 전통복장을 한 인력거상들에게 또 한번 사로잡히게 된다. 저마다.. 더보기
올림푸스 PEN E-PL6 체험단 모집(위드 블로그) 올림푸스에서 체험단을 모집합니다.PENny라는 이름으로 모집하게 되는 이번 체험단은 카메라가 가진 감성을 한껏 발산해줄 수 있는 주인공들을 찾고 있는 것 같아요. 가장 맘에 드는 기능은 셀카를 찍어 수정까지 한번에... 더군다나 WI-FI기능까지 있어서 SNS에 바로바로 탑재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기능이 많아지면 크고 무거워지는 법인데 이번 펜시리즈는 한 손에 싹~ 들어오면서 많은 기능까지 골고루 갖춘 팔방미인입니다. 최고의 순간을 담기 위한 최상의 선택, PEN E-PL6입니다. ▶ 위드블로그 체험단 모집: http://withblog.net/campaign/4065 ▶ 올림푸스 PEN E-PL6 소개: http://www.olympus.co.kr/Product/Detail?seq=2508 더보기
단연코 도쿄 야경의 진리라 불리는 록폰기힐즈 모리 타워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겨울의 일루미네이션도 큰 볼거리이지만 겨울이 아니더라도 일본의 밤은 언제나 블링블링(Bling Bling)하다. 그렇기에 절대 놓칠 수 없는 것이 야경! 이곳이 도쿄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지난 겨울, 약간의 눈요기만 하고 돌아간 것이 못내 아쉬워 쟁쟁한 시티뷰 포인트들을 마다하고 다시 찾았다. 록폰기의 상징인 '마망(거미)'은 달빛을 삼켜버릴 만큼 위용을 자랑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프랑스 작가의 작품이란다. 2008년 착공하여 작년 개장한 스카이 트리의 전망대는 450m, 모리타워 250m. 한 순간에 최고의 자리를 내려놓아야했지만 역시 사람들은 숫자에만 혹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스카이트리에서 혹은 도쿄타워에서 내려다보는 도쿄의 야경보다 그들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더보기
[낙동강 Magazine VOL.07]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만나는 옛 사람 이야기 좀 지나긴 했지만... 올해부터 글을 싣기 시작한 [낙동강 Magazine] 2013년 마지막 글입니다. 시간에 쫓겨가며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놓고 싶지 않은 끈 중의 하나였습니다. 총 4번의 글을 실으며 참 좋은 경험을 한 듯 합니다. 뒷걸음질 칠 때도 있지만 이렇게 한 걸음씩 나가 보렵니다. ※ 사진은 해당 잡지와 다를 수 있습니다(잡지보다 많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잃어버린 조각찾기, 가야 유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가야”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작은 부족국가로 잠깐 스쳐가는 바람처럼 우리 역사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들이 남긴 흔적은 생각보다 짙었다. 잃어버린 조각 하나를 찾아 마침내 완성하는 퍼즐놀이처럼 그 옛날 가야국의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 더보기
붉은 흙돌담이 정겨운 풍경(남평문씨 인흥 세거지) 마비정 마을에서 차로 5분~10분 거리...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풍경이 아름다워 무작정 차를 세우고 들어간 곳은 였다. 1840년부터 이곳에 자리잡은(파주에서 이주) 남평 문씨일가의 집성촌으로 대가족들이 모여 생활한 대규모 집성촌으로는 유일하다고 한다. 경주나 안동에서 만난 집성촌들 보다는 정돈된 듯한 느낌이 든다. 두꺼운 진흙으로 한 층, 그 위에 돌을 쌓은 전형적인 흙돌담길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온함을 준다. 흐드러져 담을 넘어오는 나뭇가지들은 이래뵈도 2~3백년은 족히 넘었다고 한다. 돌담과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을 이루는 모습이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알겠다. 남평 문씨 가문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은 중국에서 목화씨를 가져왔다는 문익점(1329~1398)이다. 문익점의 9대손이 이곳으로 이.. 더보기